여러분들이 사용하는 수학교재, 누가 만드시는지 아시나요?
수학교재를 만드는 출판사의 하나인 한빛출판네트워크의 '김은정' 기획팀장님을 만나 봤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출판기업인 한빛출판네트워크의 한빛아카데미에서, 대학교재와 기술서 등을 만드는 북에디터 '김은정'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북에디터라는 직업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출판기업인 한빛출판네트워크(http://hanbit.co.kr) 그룹의 한빛아카데미에서는 대학교재와 기술서 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IT를 포함한 이공계 분야의 콘텐츠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로 수학, 통계 분야의 책과 관련 콘텐츠들을 기획히고 개발하고 있습니다.
'북에디터'는 새로운 컨셉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그에 맞는 저자를 섭외합니다. 저자가 쓴 원고(콘텐츠)를 독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원고를 가공하고 구현하는 일을 합니다. 또, 책이 돋보이게 책의 표지 디자인을 정하고, 책의 특징을 단숨에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의 제목과 헤드카피를 만드는 등... 홍보·마케팅 방안을 기획 합니다. 책의 잉태부터 탄생, 성장 과정까지 모든 일을 주관합니다. 방송국의 PD와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겠네요."
Q. 그 직업을 선택하신 까닥이 있나요?
A. "처음에는 전공(생화학 및 분자생물학)을 살려 G의료재단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어요. 그런데 몇 개월 일하다 보니, 이쪽 분야가 저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을 좋아해서 출판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고, 수학/과학 과외와 학원 강사를 했던 경험을 살리면, 수학책을 잘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수학은 좋아하지만 전공은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메이저 출판사들에게 거절을 많이 당했어요. 그래서 작은 출판사에서부터 수학과 과학 분야 책과 참고서들을 만들며 꾸준히 경력을 쌓았고, 현재는 국내 최대 IT 출판기업에서 수학팀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Q. 이 직업의 장점은 무엇이 있나요?
A. "국내·외 최고 지성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거예요. 멀고 높게만 여겨졌던 교수님이나 학자들의 지식을 직접 다루어 세상에 소개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하고, 독자들이 더 이해하기 쉽게 콘텐츠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저자들과 끊임없이 논의하며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게 이 직업의 매력입니다.또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습득해야 하고 많이 생각하게 되니, 머리가 쉴 틈이 없어요. '이 일을 계속하면 머리는 늙지 않겠구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Q. 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는 '공감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문서나 문학 작품 뿐만 아니라, 대학 교재와 기술서도 독자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자들과도 "내가 알려주고 싶은 내용"보다는 "독자가 알고 싶어하는 내용", "독자에게 필요한 내용", "독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듯이, 독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책이 가장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Q. 가장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A. "뭐니뭐니해도 내가 기획하고 만든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을 때 가장 뿌듯하지요. 특히 그 책의 원고 초안과 내 손을 거친 최종 원고를 비교했을 때, '와 이건 진짜 내가 제대로 역할을 했구나'싶을 때가 있어요. 기획 방향대로 원고가 나오지 않아 저자 피드백과 보완 과정을 여러 번 거치면서 편집자와 저자 모두 밤새울 때가 종종 있는데, 그 결과물이 잘 나오고 독자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에요."
Q. 이 직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A. 제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수학을 정말 잘 하시겠어요!", "글을 술술 잘 쓰시죠?", "외국출판사와 협의하고 번역서를 만들어야 하니 영어도 잘 하겠어요." 등입니다.대답은 모두 "아니오"입니다.물론 이공계 대학 교재를 다뤄야 하니 어느 정도의 수학 지식은 필요합니다. 한글 맞춤법과 윤문 실력도 필요하죠. 영어는 여러분이 저보다 잘 할 거예요.누구나 처음부터 잘 하지는 못합니다. 저도 꾸준히 배우고 있고, 꾸준히 실력이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20여 년간 이 일을 해왔지만 매번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해결해 낼 수 있는 건 학생 시절부터 저도 모르게 쌓아왔던 경험과 지식의 힘입니다. 때때로 초등학생 시절 읽었던 책의 지식이 떠올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기도 하고,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했던 경험이 생각지도 못했던 순간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아무리 사소한 경험과 지식이라도 여러분 안에서 차곡차곡 쌓여 여러분의 앞길을 열어줄 거예요.여러분의 잠재력을 믿고 한발한발 자신있게 나아가길, 여러분의 그 길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준, '김은정' 팀장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책 더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